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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051] 유대 사회의 제사장 제도는 언제 제정되었는가?

맑은바람청풍 2017. 9. 24. 18:06

[의문 051] 유대 사회의 제사장 제도는 언제 제정되었는가?

 

 

세계 종교가 시작된 곳은 바벨론이라는 것이 비교종교학자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바빌로니아의 만신사상이 세계 각처로 퍼져나가 오늘날의 각종 종교로 발전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신교든 유일신교든, 모든 종교에는 신과 인간을 매개하는 신분이 존재하는데, 점잖게 제사장이라 합니다. 관점에 따라서는 일종의 영매(靈媒)라 할 수도 있습니다.

 

기독교에도 구약시대 때에 제사장 직분이 존재했습니다. 당연히 하나님과 일반 백성을 연결하는 사명을 담당했습니다.

 

유대 민족의 공식적인 제사장 제도는 비교적 늦은 시기에 제정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제사장을 세우라는 명령(28:1)이 내려진 후, 성막을 세우고 나서야 아론 제사장 직분이 확립됩니다(40:13, 16). 이때가 출애굽 제13월경입니다(19:1).

 

유대의 제사장 제도는 유대인만의 독특한 제도가 아닙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운용되고 있었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것만 따져도 몇 건이나 됩니다.

 

성경학자들이 가장 오래된 성경으로 인정하는 것이 욥기인데, 욥은 아브라함과 동시대의 사람으로 간주됩니다. 이미 이때에도 제사장이 존재했습니다(12:19). 여기의 제사장은 아론 계열은커녕 유대인도 아니었습니다.

 

요셉이 애굽 총리가 되었을 때 바로의 중매로 결혼했는데, 신부는 온 제사장의 딸이었습니다(41:45). (On)은 카이로 근처의 도시로서 헬리오폴리스(태양의 도시)라고도 불렸습니다. 온 신전 제사장의 딸과 결혼했던 것입니다.

 

모세도 미디안 제사장 르우엘의 사위가 되었습니다(2:21). 이후 모세의 장인 이드로(르우엘) 여호와 하나님께 제사를 지내기도 하였습니다(18:12).

 

광야 여행 초기에 미디안 나라를 지날 때, 발람이 유대의 진군을 방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22-24). 하나님께 제사도 지내고 하나님의 현신을 체험하기도 하는 등, 하나님의 사람들과 유사하게 행동했습니다. 발람은 미디안 족속의 술사였지만 제사장과 유사한 직능이었다고 봐야 합니다.

 

아무튼, 이방 족속들은 유대 민족보다 훨씬 앞서 제사장 제도를 운용하고 있었습니다. 유대민족은 한참 뒤에 이 제도를 도입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합법적인 아론 계열의 제사장이 세워지기 전에, 유대 민족 사회에서 제사장 직무를 수행한 것처럼 해석할 수 있는 구절이 있습니다.

 

또 여호와께 가까이 하는 제사장들로 그 몸을 성결히 하게 하라 나 여호와가 그들을 돌격할까 하노라.”(19:22)(24절에도 제사장들이 나옴).

 

이 명령이 내려진 때는 아직 유대 제사장 제도가 시행되기 이전입니다. 분명 아론 계열 제사장 위임 이전입니다. 이 제사장들은 누구인가요?

 

NIV해설성경의 각주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아론과 그의 자손들이 제사장직을 수행하기 전(28:1)에는 장로들(3:16, 18; 12:21; 18:12)과 위임받은 청년들(24:5)이 제사적인 기능을 담당했다. 이 구절은 장차 제정될 아론 계열의 제사장직에 대한 예고인 것 같다.

 

NIV해설성경의 각주 설명의 핵심은 2가지인데, 둘 다 선뜻 동의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첫째는 근거로 제시한 다섯 구절의 성경말씀으로는 장로들과 청년들이 제사적인 기능을 담당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장차 제정될 아론 계열의 제사장직에 대한 예고라는 견해도 무리해 보인다는 점입니다. 제사장 직책은 주변 나라에서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는 보편적인 현상이었기에 굳이 예고하고 말고 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매튜 헨리 주석은 모든 가장은 희생제사를 하나님께 드릴 수 있었다(8:20; 31:53 참조)’ 하면서 시내산 계시 이전에 제사장이 존재했다(19:22, 24)’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레위인 제사장이라는 공식적 표현은 신명기에서 처음 발견된다(17:9)’고 부연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에 따르면, 아래와 같이 4가지로 정리 및 평가가 가능하리라 봅니다.

 

1. 19:22절 당시 이미 이방종교를 모방한 제사장 제도가 있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하겠습니다(×).

 

2. NIV 해설 중에서 후일에 대한 예고라는 견해 역시 설득력이 부족하다 하겠습니다(×).

 

3. NIV 해설 중에서 장로를 제사장으로 불렀다.’는 견해는, 매튜 헨리 주석과 유사한 내용으로서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는 견해라 하겠습니다().

 

4. 유대의 제사장 제도가 제정되기 이전임에도 불구하고, ‘제사장용어를 후대 편집자가 아무 생각없이 사용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를 확증할 논리는 없는 것 같습니다().

 

 

♣ 의문 : 유대사회의 제사장 제도는, 4가지 견해 중의 한 가지에 의해, 어느 때 제정되었는가요? 아니면 다른 증거가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