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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쇠똥 십일조’에 감동 먹으신 하나님? 본문
[단상] ‘쇠똥 십일조’에 감동 먹으신 하나님?
모 교회 홈페이지에서 ‘소똥 십일조’라는 예화를 읽었습니다. 약 80여 개의 댓글은, 스스로의 신앙에 도취한 듯, 전부 ‘은혜받았다. 감사하다. 좋은 글이다.’는 평 일색이었습니다.
이런 일반성도들이 존재하는 한, 삯군 목사들의 행보는 거침없을 수밖에 없고, 성경적 헌금관의 개안(開眼)은 요원할 뿐입니다.
아직도 이런 속임수에 넘어가는 이들이 있다는 현실에 심한 자괴감을 느낍니다만, 자기가 좋아서 그런다는 데야 어찌하겠습니까!
오늘은 다만 이 예화의 허구성, 아니 사기성 한 가지만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몽골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전에 출석하던 교회에서 파견한 몽골 선교사를 통해,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예화에 설명되는 쇠똥의 용도는 맞을 것입니다. ‘몽골에서 쇠똥은 보온재 및 연료로서 아주 중요하다!’는 설명에 동의하겠습니다.
그러나 예화 후반은 전혀 동의할 수 없습니다. 목사가 쇠똥 십일조를 낸 사람을 축복하자, 온 동네 소들이 그 집에 와서 볼일을 보더라는 말은 못 믿겠습니다. 단순히 괴상망측한 현상이라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과 정반대가 되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만약 예화가 사실이라면, 대박 터뜨린 사람은 더 없이 좋겠지만, 주위의 손해 본 사람들은 어찌합니까! 겨우내 땔감이 없어 벌벌 떨었겠지요. 예화 설명대로 대박남에게 비싼 값으로 사서 사용했겠지요. 한 사람은 큰 이득 얻었으나 남은 사람들은 더 어려워졌겠지요.
이게 하나님의 보편적 은혜의 모습인가요? 쇠똥 십일조에 정신 몽롱해지셔서 찢어지게 가난한 이들을 더욱 곤경에 빠뜨리셨을까요?
예화는 이해를 도울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지닙니다만, 절대 확인이나 검증할 수 없다는 커다란 단점을 지닙니다. 예화는 사실만을 소재로 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꾸며낸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예화=사실’로 인식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자세입니다.
한 마디로 이 예화는 앞뒤 논리가 전혀 맞지 않습니다. 도덕성도 없습니다. 오직 개인의 영달과 욕심만이 드러나고 있을 뿐입니다. 조금만 신경 써서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논리적 모순도 짚어내지 못하고, 이게 무슨 진리나 되는 양 목청껏 주절대는 목사들의 능력이 서글플 뿐 아니라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학문적 배움이 적어서도 아니요 신학적 지식이 부족해서도 아닐 것입니다.
인간적 능력을 구비하고 있으면서도, 너무나 쉽게 실패하는 이유는, 욕심에 사로잡혔기 때문일 것입니다.
십일조를 비롯한 온갖 헌금을 쥐어 짜냄으로써 자연적으로 증가되는 자신의 수입의 맛이 너무 달콤하기에, 이런 어리석은 예화의 마력에 속절없이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마치 어린애 구슬리는 듯한 이런 예화들, 이제는 그만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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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소똥 십일조”
몽골에서 사역을 하시는 선교사님께서 들려주신 이야기입니다.
몽골교회에서 주일예배 때였습니다. 선교사님께서 말씀을 마치고 헌금을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때 한 성도님이 손을 높이 들더니 질문이 있다고 했습니다.
“목사님, 아무거나 십일조해도 되는 겁니까?”
“그럼요, 하나님께 받은 모든 것의 십일조를 드리면 되는 겁니다.”
성도님은 대단히 기뻐했습니다. 헌금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성도님이 큰 자루 하나를 들고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헌금 바구니에 도저히 넣을 수 없었기 때문에 헌금바구니 옆에 두었는데 목사님은 그것이 무엇인가해서 자루를 풀어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런데.... 내용물은 다름 아닌 소똥이었습니다!!!
몽골에서 소똥은 아주 소중한 것입니다. 겨울이 되어 벽에 소똥을 바르면 아주 난방효과가 탁월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소똥은 8월 중순부터 6월초까지 눈이 펑펑 쏟아지는 나라인 몽골에서는 땔감으로도 아주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겨울을 나려면 적어도 26만 원 가량의 난방비가 필요한데 몽골에서 신입선생님의 월급이 4만 5천 원이니 땔감비는 보통문제가 아닌 것입니다.
정말... 그 나라에서 소똥은 참으로 귀한 것입니다.
소똥냄새가 교회를 진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목사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다함께 기도 합시다. 소득의 십일조를 드린 이 성도님의 가정에 만 배의 축복을 허락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그런데 놀라운 일은 다음날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 마을의 있는 모든 소들이 그 성도님 집 앞에 몰려와 볼일을 보더라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소똥이 쌓여갔습니다. 그 해 그 성도님은 엄청난 소똥덕분에 땔감비가 전혀 들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남은 소똥은 이웃에 팔아 생활비를 벌었다고 합니다. 주님께서 성도의 순수한 십일조 헌신을 기쁘게 받으신 것입니다.
구약성경 말라기에 하나님을 시험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있습니다. 온전한 십일조를 드림으로 하나님께서 축복하지 않으시나 시험하라고 하십니다. 비록 적고 보잘것없어도 소득의 십일조를 정직하게 드리면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소똥 십일조도 받으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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