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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무지(無知)의 극치(極致), ‘각하’와 ‘주의 종’

맑은바람청풍 2016. 7. 28. 16:10


[단상] 무지(無知)의 극치(極致), ‘각하주의 종

 

 

2:15 (이와 같이 네게도 니골라 당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이 있도다).

 

 

권위주의 시절 대통령을 지칭하는 최고의 경칭은 각하’(閣下)였습니다. 대통령 자신도 흡족해 했던 것 같고 보좌관들도 아무 생각없이 입에 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용어는 대통령에게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존칭입니다.

 

 

사물기원(事物紀原)이라는 책에 존칭의 구분이 나옵니다. 아래와 같다고 합니다.

 

폐하(陛下) : 천자(天子)

전하(殿下) : 제왕(諸王), 황태자

각하(閣下) : 삼공(三公)

마하(摩下) : 장군(將軍)

절하(節下) : 사신(使臣)

합하(閤下) : 고급 관리 

슬하(膝下) : 부모(父母

족하(足下) : 다정한 친지


이 중에서 각하(閣下, Your Excellency)는 일본이 도입하여 천왕이 임명하는 칙임관(勅任官)과 소장(小將) 이상의 장성에게 붙이는 존칭으로 공식화되었다고 합니다.

 

한편 유럽의 작위이름은 아래와 같다고 합니다.

 

Your Majesty-폐하(황제, 국왕)

Your Highness-전하(국왕, 공작 등 고위 대귀족)

Your Excellency-각하(백작부터 그 아래 마음대로)

Your Holiness-성하(교황을 지칭함)

Your Eminence-예하(추기경을 지칭함)

Lord-, (자신과 지위가 비슷한 귀족이나 주군을 일컬을 때 쓰는 말)

 

결국 중국이나 유럽의 개념에 따른다면 각하란 삼공(三公) 또는 백작 이하의 귀족들에게 사용하던 존칭이었습니다. 더욱이 일본의 경우에는 격이 더 낮아졌습니다.

 

오늘날의 대통령은 과거의 천자나 왕과 같은 혈통적 봉건적 지위가 아닙니다. 따라서 폐하/전하등의 존칭을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각하라는 존칭을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각 나라의 헌법 정신에 따르면 대통령은 삼공이나 백작 등과 동격의 벼슬아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민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민주주의 체제하에서 대통령에 관한 존칭은 중국이나 유럽의 용어에서 찾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어느 것도 격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통령 존칭에 관한 한 고 김대중 대통령의 인식이 가장 타당했다고 여겨집니다. 즉 알고 그랬든 모르고 그랬든, 과거에 사용해 오던 각하라는 말을 금하고 대신 대통령님이라 칭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정말 잘한 일입니다.

 

지금도 각하라는 존칭에 향수를 느끼는 분들이 계시는 듯 우려되기도 하는데, 이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그 말은 대통령을 국무총리 이하 또는 잘못하면 군대의 소장쯤으로 대우하는 용어입니다. 지금까지는 모르고 썼으니 무관하지만 이제 알았으니 미련 버리세요.”

 

 

이와 같은 무지한 언사가 세상에만 있을까요? 하나님을 믿는 교회에서는 이와 유사한 경우가 없을까요?

 

동일한 현상이 교회 내에도 존재합니다. 바로 주의 종이라는 용어입니다!

 

한글개역개정 성경에는 주의 종이라는 말이 수없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어느 검색엔진으로 검색해 보니 주의 종이 구약에서 119(19:19, 19:11, 9:17 ), 신약에서 2(4:25, 딤후2:24) 등 총 121회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논문을 쓰기 위해서라면 모든 사용 구절을 찾아가며 꼼꼼히 살펴야겠지만 짧은 단상에서 그러기는 힘듭니다.

 

따라서 초간단하게 함축적으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원어의 의미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1. 주의 : ‘주님의(헬라어 kurios), 주인님의, 당신의(your)'의 뜻.

 

2. : () 에베드 = 노예(slave), (servant). 800회 사용.

() 파이스(pais) = 아이, 나이 어린 자, 아들의 의미. 사회적으로는 노예 또는 종으로서 24회 사용. 예수님께도 사용(12:18, 3:13; 3:26; 4:27; 4:30). 이스라엘에게 사용(1:54). 다윗에게 사용(1:69, 4:25)

() 둘로스(doulos) = 노예, (slave)의 뜻으로 124회 사용.

      

둘째, 성경에서 사용되는 이라는 단어는 어느 특정인이나 특정직분자에게만 한정적으로 사용되는 특수어가 아닙니다. 종은 예수님, 이스라엘, 다윗 등에게도 사용되었고, 황제의 신하에게도 사용되었고, 부자의 식솔들에게도 사용되었습니다.

 

위의 2가지 성경적 사실은 차치하고라도, 사실 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알아보기 위해 각종 사전들을 찾아볼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그냥 사회적 의미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이해에 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은 그냥 종입니다. ‘남의 수하에 있는 사람일 뿐입니다. 주인이 아니며 주도자가 아니며 주관자가 아닙니다.

 

노예와 종은 자신의 의지로 무엇을 행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직 주인의 뜻에 복종할 의무만 가지고 있을 따름입니다.

 

이것이 의 유일한 의미입니다!

 

 

지금까지 살핀 의 의미를 성도들에게 대입시켜 보겠습니다.

 

성도란 자신의 의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존재가 결코 아닙니다. 주도자(主導者)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예수님의 공로를 의지하여 하나님께 나아가는 존재입니다. 의존자(依存者)요 종속자(從屬者)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예수를 따르는 자들을 일컬어 성도’(聖徒=거룩한 예수님을 따르는 무리)라 하며 이 성도는 곧 주인 또는 주도자가 아니라 따르는 자 즉 종속자 달리 말해 이라 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성경은 모든 성도의 지위를 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교회 내의 여러 직분(정확히 말하면 은사)에 따라 적용하거나 사용하는 특정어가 아님을 함축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를 따르는 자 = 예수의 종 = 주의 종!- 성경 가르침의 전부입니다.

 

 

그렇다면 성경의 지지도 받지 못하는 목사’(성경에는 목사라는 말 자체가 없습니다) 라는 특정직분자들에게만 주의 종이라는 특정수식어를 가져다 붙이는 것은 전혀 성경적이지 못합니다!

 

성경은 성도들의 종 직분에 대하여 1급 종, 2급 종 등의 구분조차 하지 않고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반복하여 강조합니다만 예수를 따르는 모든 성도는 모두가 주의 종입니다!


이것을 오직 목사들에게만 적용하려는 작태는 완벽히 비성경적입니다. “니골라당의 교훈이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각하라는 호칭의 부당성을 살폈습니다.

 

그리고 주의 종이라는 명칭에 대해서도 살폈습니다.

 

 

결론은 각하와 마찬가지로 주의 종또한, 의미조차 알지 못한 채, 엉터리로 사용하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현상입니다. 무지의 극치인 것입니다.

 

교회에서, 모든 성도를 주의 종으로 알아 서로 합력하는 것이 옳지, 오직 목사들만 주의 종인양 호도하는 것은 성경을 무시하는 행위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목사 = 주의 종’(이 등식의 의미는 목사만 주의 종이라는 뜻임)이라는 몽매한 인식이 하루속히 사라지기를 염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