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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꿈과 환상 - 그리고 신비체험의 허와 실(2)
♣ 행2:17 (하나님이 가라사대 말세에 내가 내 영으로 모든 육체에게 부어 주리니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
▣ 꿈과 환상은 기독교의 고유 현상인가?
타 종교에도 꿈과 환상 체험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실제 간증이 무수합니다. 조금만 노력 하면 인터넷을 통해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회사 내부망에 올려진 불교도의 황홀경(열반적정) 체험담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정신적 만족감이 이루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심지어 아내와의 잠자리까지 시들해졌다는 고백이었습니다. 지어낸 이야기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분명한 직접 체험일 것입니다.
어느 불교 사이트에서 읽은 질문과 답변 내용입니다. 이들의 이해가 잘못임을 짚어낼 수 없으며, 특히 모든 종교에서 신비체험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눈여겨봐야 할 것입니다.
○ 질문 : 기독교의 성령체험(방언 포함)은 일종의 귀신들인가?
○ 답변 : 영적인 느낌이고 믿음에 의해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귀신이라 할 수 없고 정신적인 현상으로 종교에 관계없이 나타난다.
타 종교인들의 꿈과 환상 체험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며, 특히 무속인들에게 두드러진 현상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 성도들의 꿈과 환상 체험은 지속성을 지니는가?
타 종교인뿐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의 꿈 및 환상 체험담 역시 넘쳐납니다. 제가 겪은 경험담입니다.
○ 한참 교회개혁에 열 올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매일성경을 묵상할 때마다 환상을 본다는 분들의 격려에 무척 고무되었습니다. 영성이 높은(?) 성도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개혁요구팀의 정당성을 보증해 주시는 것으로 확신했습니다.
○ 그런데 몇 개월 후, 매일성경의 동일 본문에 관한 현상유지팀의 적용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개혁요구팀의 적용과 정반대였습니다.
○ 이 경우에 있어서 환상을 보았다는 말은 사실이겠지만, 환상의 계시가 옳았느냐는 장담할 수 없다할 것입니다. 시간이 좀 더 흐른 현시점에서 다시 생각해 봐도, 개혁요구팀이나 현상유지팀의 환상은 공히 타당성이 없어 보입니다. 환상 자체는 사실일지라도 그 해석은 정당하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역시 교회개혁을 시도하고 있을 때, 40대 후반쯤 돼 보이는 여전도사님과 단체 토론을 가졌던 적이 있습니다. 참석했던 막 이혼한 장로님을 질책하기도 하면서, 당시 분란중인 교회(출석 중이던 교회)를 지나치는데, 영적으로 암울한 모습을 보았다고 했습니다. 당시에는 우리 개혁요구님의 요구가 정당함을 깨우쳐주신 하나님의 계시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책임 목사 3명이 모두 떠나고 다른 목사 2명이 거쳐 가는 동안 교회는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똑똑히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 여전도사의 환상이 사실이었다면 그 해석은 잘못이었을 것입니다.
○ 또 현재 같은 교회를 섬기는 친한 지체도 항상 환상을 본다며 가끔 자기가 본 내용의 일부를 이야기해 줍니다. 그러면서 그 지체는 매우 신중한 해석을 시도하기 때문에 저 또한 부인하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지체의 환상도 시간이 흐른 후의 진행은 처음 깨달았던 내용과 일치되지 않게 진행됨을 몇 번 경험했습니다. 환상을 함부로 해석할 수 없음을 나타내는 경험이라 할 것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아무리 대단한 꿈과 환상 체험자라 할지라도 몇 년 내지 수십 년 동안 그 경건이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제 주변에서도 정말 엄청난 체험 간증자가 설명 되지 않는 상황에 빠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합니다(대단한 믿음을 지녔던 신실한 친구가 이단에 빠져드는 현상을 아픈 마음으로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결국 앞서의 주석처럼, 성경 완성 이후의 꿈과 환상의 가치는 현저히 감소되었는지 모릅니다. 꿈과 환상과 방언과 신유 등의 각종 신비체험이 우리 신앙의 절대요소는 아니라고 해석하는 것이 성경을 벗어나는 오해가 아닐 수 있습니다.
▣ 성경은 무엇을 말씀하시는가?
성경에서 가장 완벽한 환상 중의 하나를 고르라면 마태복음 17장의 변화산 체험일 것입니다. 3명의 수제자들은 또렷한 의식을 지닌 채로 놀랍고 황홀한 체험을 했습니다.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라는 제자들의 반응은 아주 정당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평가는 전혀 다릅니다. 오히려 산을 내려오며 '십자가 죽으심'을 말씀하심으로써 제자들을 혼란케 만드십니다. 변화산 체험과 십자가 죽음을 교묘히 대치시키신 주님의 의도를 알아야 합니다.
십자가는 기독신앙의 모든 것입니다만, 변화산 체험이 아무리 신비해도 모든 제자들의 필수경험요소는 아니며 따라서 그 가치는 도드라지지 않습니다. 변화산 체험은 구속사역의 절대 요건이 아닙니다.
더욱이, 예수님은 하산하신 후, 체험 못한 사도들을 차별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믿음이 없어 축사사역에 실패한 것을 나무라셨을 뿐입니다.
가장 완벽한 환상 체험에 관한 예수님의 태도를 통해 우리는 '신비체험이 우리 신앙의 필수요소가 아니다.'라는 진실을 재확인하게 됩니다.
▣ 1차 정리하기
성경에서 꿈과 환상 기사를 읽거나, 주변에서 유사한 체험 간증을 들을 때, 자칫 이에 얽매이는 우를 범하기 쉽습니다. 엄청난 영적 의미를 지닌 것으로 오해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살핀 대로 꿈과 환상은 그 자체만으로는 과히 큰 가치를 지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꿈과 환상을 통해 하시고자 하시는 말씀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이 옳습니다.
특히 만약 꿈과 환상을 이용하여 무언가 목적을 이루려 한다면 이는 철저히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 신앙은 꿈과 환상에 기초하여 형성된 신기루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꿈과 환상 - 분명 성경의 보증을 받는 현상이기는 하지만 그 가치가 과대평가되어서는 안 되며, 또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세 번이나 반복된 환상조차 의심했던 베드로의 신중성(행 10:17)을 배워야 합니다.
신앙의 핵심에서 비껴져 있는 것은, 그것이 비록 신비 현상(꿈과 환상과 방언 등)이라 할지라도, 보다 의연한 자세로 대처하는 것이 성도의 올바른 선택일 것입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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