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여정/단상

[단상] ‘죽음’에 대한 각 종교의 대답 - “현생을 잘 살아야 한다.”???

맑은바람청풍 2025. 2. 16. 08:33

[단상] ‘죽음에 대한 각 종교의 대답 - “현생을 잘 살아야 한다.”???

 

 

호랑이해를 3일 남겨둔 연말에 무척 무거운 주제를 재치(?) 있게 풀이한 기사 하나를 접했다. 아래 스크랩글이다.

 

우선 유머를 목적으로 하는 방송 채널이 송출한 인간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제목의 대담(사회 유재석)을 어느 매체가 정리한 것이었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대표자 1명 씩 나와서 각자 교리를 들먹이며 설왕설래를 했고 기자는 최종 현생을 잘 살아야 한다.”는 결론으로 요약했다.

 

기사를 읽은 소감을 말하라면 한마디로 웃긴다!’고 할 수밖에 없을 듯싶다.

 

그래도 나름 이해시키려고 최선을 다한 이들에게 무작정 냉소적 비평을 한다는 것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냉소적 비평에 대한 이유 정도는 밝히는 것이 도리이지 싶다.

 

먼저, 질문 자체가 정답이 없는 미제(未濟) 사항이라는 점이다. 각종 종교들이 수천 년 동안 노력했으나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인류 최대의 난제이다.

 

그리고 답변 또한 웃긴다. 정색하며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시중의 장삼이사들조차 모두 다 아는 만인공지(萬人共知)의 두루뭉술한 답변이다.

 

저런 답변은 어깨에 힘 잔뜩 주는 각 종교 지도자들이라야 내 놓을 수 있는 심오하고 현학적인 해답이 전혀 아니다. 자칫 우스갯소리로 치부될 위험성까지 내포된 답이다.

 

이제 이쯤에서 방송 기획자의 속내를 조금 추리해 보도록 하자.

 

기획자나 사회자나 이를 정리한 기자 등이 정말 진지한 마음으로 인간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제목을 내걸었을까?

 

진지한 목적이었다면 해당 프로는 시사교양 분야였어야 했고 사회도 해당 분야에 탁월한 식견을 지닌 학자 내지 교수가 맡는 것이 타당했을 것이다.

 

다시 정리하면 주제의 무게와 해당 프로 및 사회자의 매치가 제대로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 같다. 너무 무거운 주제를 웃음전문 연예인에게 사회봉을 맡겼다.

 

이러한 의구심의 종착역은 자연스럽다.

 

어차피 아무도 정답을 제시할 수 없는 주제이니까, 아주 가볍고 웃기는 내용으로 다루어 보자.”는 것이 기획자의 진짜 속내가 아니었을까?

 

나아가 얼마나 진지하게 설()을 풀어내는지 관찰해 보자.”는 마음까지 깊이 숨겨두었을는지 모른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부정적인 비평은 불가피해 보인다. “정말 저런 심사로 기획하고 진행한 것 아니야???” 하는 의문이 사그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획자의 의도였든 아니든 간에, 그냥 한 번 웃고넘기기로 했다.

 

 

추기 : 다른 종교를 믿는 스님이나 신부의 주장은 더 이상 비평하지 않는다. 다만 신봉하는 개신교 목사의 발언은 조금 다르다. 초청된 목사는 적어도 30~40년 전부터 이름을 알고 있던 사람이었다. 어렴풋이 기억되는 바에 따르면 당시 저 사람은 아마 30대였던 것 같은데, 그때도 이미 다원주의적 사상 신봉자로 의심받던 이였다. 그래서 아주 나쁜 목사로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 이후 개과천선하여 올바른 기독교인이 되었는지는 전혀 모른다. 다만 왜 이런 대담에 출연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하다. (당시 저 목사 관련 신문 기사를 몇 건 스크랩해 두었었는데 도저히 찾을 수 없어서 더 이상의 비평은 곤란하다.)

 

 

[스크랩] “인간은 죽으면 어떻게 될까?” 스님·목사·신부의 대답은 달랐지만 결국 현생을 잘 살아야 한다는 뜻으로 모아졌다(유 퀴즈)

(출처 :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022.12.29. 양아라 기자)

 

"인간은 죽으면 어떻게 될까?" 스님·목사·신부의 대답은 달랐지만 결국 "현생을 잘 살아야 한다"는 뜻으로 모아졌다(유 퀴즈) © 제공: 허핑턴포스트코리아

 

28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장면 tvN

 

인간은 죽으면 어떻게 될까? 인간이라면 한 번쯤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특히 종교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이기도 하다.

 

28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유 퀴즈)'에서는 '신과 함께'라는 주제로 일생을 신과 함께 보내는 진명 스님, 김진 목사, 차바우나 신부가 출연했다.

 

'유 퀴즈' 진행자 유재석이 3명의 종교인에게 '우리는 죽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진명 스님은 이 질문의 답을 부처님의 말씀으로 대신했다. 진명 스님은 "과거에 네가 무엇이었는지 알고자 한다면 지금 네가 받는 것을 봐라"라면서 "내가 죽고 나서 무엇이 될 것인가 궁금하면 지금 네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 실천하는 것 그대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유재석은 "죽음 이후 다음 생애가 궁금하다면 너의 현생을 잘 살라는 이야기"라고 정리했다.

 

김진 목사"우리는 죽으면 하나님 나라에서 하나님과 함께 산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오해하면 현실에는 하나님 나라가 없고 죽고 나서 천국에 간다고 생각할 수 있다""원래 예수님의 뜻은 그게 아니었고, 이미 하나님 나라는 우리 안에 다 있다. 여기서 하나님의 나라를 잘 누려야 죽어서도 (천국에서)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진 목사는 천국의 의미가 '도피처'가 아니라 살아있는 동안에도 누릴 수 있는 기쁨과 환희가 현실에도 있다고 설명했다.

 

흔히, 사람들은 죽음과 관련해서 '이번 생은 망했어', '인생 몇 회차니?' 말하곤 한다. 이에 대해 차바우나 신부는 "한 번의 생애를 살고 한 번의 죽음을 겪는다라고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차바우나 신부"죽음이 있으면 사람의 삶이 그때서야 찬란하게 빛난다"며 죽음 앞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으로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알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후 세계에 대한 이들의 대답은 각기 달랐지만, 죽음 이전에 현생을 잘 살아야 한다는 공통적인 분모가 존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