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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 013] 편집설의 증거(?)(2) - ‘오늘날까지’ 등

맑은바람청풍 2016. 7. 8. 09:37


[의문 013] 편집설의 증거(?)(2) - ‘오늘날까지

 

 

오늘은 편집설의 우세를 보여주는 것처럼 생각되는 부분에 대한 2번째 검토로써, 몇 가지 단어들을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먼저, 성경에 기록된 오늘날까지라는 단어를 살펴보겠습니다.

- 성경에는 오늘날까지/오늘까지/이제까지/지금까지라는 표현이 약 100여 회 나오는 것으로 검색됩니다(구약 95여 회, 신약 10여 회 등). 물론 이 숫자는 정확한 회수는 아니고 단순 검색한 결과일 뿐입니다.

 

- 문제는 이러한 단어들이 기본적으로 어떤 사건이 발생한 이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경우라야 사용될 수 있는 단어라는 점입니다. , 사건발생 당시에는 사용하기가 적합하지 않은 표현인 것입니다.

 

- 창세기는 필연적으로 모세가 편집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22:14; 26:33; 32:32; 35:20절 등에 나오는 오늘까지라는 단어는 어느 정도 이해의 여지는 있을 것입니다.

 

- 그러나 신34:6 및 수7:26절에 나오는 오늘날까지는 쉽게 이해되는 것이 아닙니다. 모세가 죽은 이후의 어느 시기를 말하는 것인지, 아간의 돌무덤이 생기고 난 이후 어느 시기를 말하는 것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는 말인 것입니다.

 

- 결국, ‘오늘날까지라는 단어는 사건발생 당시로부터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의 표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만, ‘정확히 얼마 후의 기술이냐의 문제가 쟁점입니다.

 

- 한마디로, ‘오늘날까지라는 단어의 의미로 미루어 본다면 사건발생 후의 일정 시간이 경과한 시점에서 기록한 것으로 보는 것이 논리적이므로, 편집설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듯 합니다.

 

둘째, 책 이름과 관련된 사항입니다.

 

- 21:14절에 여호와의 전쟁기라는 책이 나옵니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오래 전에 실전된 책으로서 아마도 적군과의 싸움에서의 승리를 축하하는 노래를 모아놓은 책일 것으로 추정됩니다(10:13절의 야살의 책도 비슷한 종류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 문제는 이 책의 저술시기입니다. 21장이 기술되는 시기는 가나안 정복전쟁의 전초전격인 아모리(시혼 왕)와의 전쟁(21:21)을 치르기 전이었습니다. 이 전쟁 이전에 아말렉과의 전투를 경험하기는 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전투를 많이 경험한 시기는 아니었습니다. 비록 홍해사건에 관한 모세와 미리암의 찬송시(15:1, 21) 사례가 있다고는 하더라도, 겨우 두세 차례의 전투경험을 가지고 여호와의 전쟁기라는 승전가 모음집을 만들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차라리 여호와의 전쟁기는 출애굽과 가나안 정복기를 망라한 승전가 모음집으로 보는 것이 훨씬 논리적이며, 그렇다면 이 책들은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대의 저작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는, 이러한 추정이 맞는다면, 민수기는 모세의 저작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후대의 저작임을 증거 한다는 것입니다. , 모세가 아무리 예지능력을 지녔다 하더라도 수십년 또는 수백년 후에 발간될 노래책의 이름까지를 인용하여 민수기를 기록할 수는 없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결국, 민수기에 기록된 여호와의 전쟁기나 여호수아서에 기록된 야살의 책등은, 민수기와 여호수아서가 모세나 여호수아의 기록이라기보다는 후대의 저작이거나 아니면 적어도 후대의 첨가로 이해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임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36장은 슬로브핫이라는 사람의 다섯 딸들에 관한 기사입니다. 슬로브핫은 아들없이 광야에서 죽었기 때문에 공식적인 기업배분에서 제외되었으나, 슬로브핫의 딸들이 모세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모세는 탄원의 타당성을 인정해 줌으로써, 땅을 분배받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27:1-11).

 

- 딸들에게 땅을 분배한 것은 모세가 죽기 직전이었으며(약속 차원) 이때 당시 딸들은 분명 미혼이었습니다. 그런데 36:12절은 시집 간 고로라고 되어 있습니다. 27장과 32장을 연이은 기록으로 볼 수도 있는데, 곧이어 시집갔다는 표현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5명 모두 시집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 표현은 모세 사후, 그것도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대의 기록으로 보는 것이 논리적일 것입니다.

 

- 12절은 그 기업이 그 아비 가족의 지파에 여전히 있더라.”라고 설명되고 있습니다(약속의 실현 차원). ‘여전히라는 단어의 의미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 단어는 현재시점에서 미래를 표현할 때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현재시점에서 과거를 향하여 사용할 수 있는 단어인 것입니다. ‘여전히라는 단어는, 슬로브핫의 딸들이 모세로부터 땅 분배의 약속을 받고 수십 년이 흐른 후, 결혼도 하고 땅도 후손에게 넘겨주었을 때,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그런 단어인 것입니.

 

- 위 내용을 분석해 보면, 상황발생 당시를 기록한 것이 아니라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에 기록한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되며, 결국 이는 민수기의 저자는 모세가 아니라 후대의 사람일 가능성을 제기한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넷째, 16:34절의 증거판 앞에 두어라는 말씀도 무척 곤혹스러운 표현입니다. 편년체식 기록법으로 본다면, 20장에 가서야 십계명을 받게 되고 이를 보관할 언약궤는 출37장에 가서야 제작됩니다. 따라서 출16:34절은 기전체식 표현으로 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편년체식 개념으로는 이때는 아직 증거판이 없었습니다. 이 구절도 편집설의 우세를 증거하는 구절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다섯째, 16:35절의 이스라엘 자손이 사람 사는 땅에 이르기까지 40년 동안 만나를 먹되라는 말씀도 마찬가지입니다. 만나를 먹기 시작한 당시의 정황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만나 취식 총 기간을 망라한 표현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출애굽기가 모세의 저작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상황발생 당시 기록하는 방법이 아니라 사건발생 이후에 기억을 더듬어 정리하여 기록하는 방법임을 나타내는 구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여섯째, 9:15-23절은, 성막 위에 임한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백성을 인도하는 모습을 기술하고 있는데, 15절의 분위기상으로는 그 시기가 출애굽 직후(2년차=9:1)로 보이지만, 16-23절은 40년을 망라하여 표현되고 있습니다. 출발(10:11)도 하기 전에, 40년간의 여정을 미리 기술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 부분도 먼 훗날, 회상에 의존한 기록 사례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위의 몇몇 구절들은 모세가 임종직전 기억을 더듬어 기록했다고 한다면 그런대로 이해되기는 하겠지만 설득력이 약하고, 몇몇 구절들은 설명 자체가 불가하다 하겠습니다.

 

신약성경은 물론 구약성경에도 영감설을 지지하는 표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24:4;27:8 등등). 그러나 오늘 의문은 편집설의 가능성을 짚어보는데 있으므로, 영감설 부분은 의도적으로 배제시켰습니다. 의문해소가 목적일 뿐, 영감설의 부인이 목적은 아닙니다.

 

의문 : 살펴본 바와 같이, 성경의 몇몇 단어 및 구절들은 영감설보다는 편집설을 증거 하는 것처럼 보이므로, 모세오경의 편집설이 더 신빙성이 높은 것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