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여정/단상

[단상] 일본대지진을 보는 씁쓸한 인식들

맑은바람청풍 2016. 11. 14. 14:00


[단상] 일본대지진을 보는 씁쓸한 인식들

 

 

최근의 국제적 이슈는 단연 일본 대지진 사건입니다. 진도 9.0의 해저지진과 쓰나미는 가히 공포 그 자체였고 300여 회 이상의 여진과 원전 폭발 등도 전율스럽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영화보다 더 끔찍하고 가슴 아픈 실제였습니다.

 

초미의 불행한 사고에 직면한 일본인들은 놀라울 정도의 침착함과 인내로써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습니다. 선진국다운 진면목을 보여주는 의연함이 돋보입니다.

 

세계인들 또한 안타까움과 애도의 감정을 표하며 최대한의 도움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광경입니다.

 

몇몇 국내 기사가 보도되었습니다. 흐뭇한 사연이 있는가 하면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부끄러운 내용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 3가지를 간략히 정리합니다.

 

첫째, 일본군위안부(정신대) 출신 할머니들의 이야기입니다. 이분들은 일본에 대한 풀리지 않는 한을 지니신 분들입니다. 치가 떨릴 지경이지요. 그러나 그런 원망마저, 이 끔찍한 불행 앞에는 잠시 자제하기로 했다 합니다. 매주 수요일 진행되고 있는 시위를 지진 희생자를 위한 추모 애도 침묵시위로 대체한다는 것입니다.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수많은 인명피해와 큰 고통을 입은 이번 참사는 국경과 민족을 넘어 세계인의 슬픔이며 한 명이라도 더 구조되기를, 하루라도 빨리 피해가 복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걱정했다는 보도였습니다. 대인(大人)입니다.

 

둘째, ‘기부천사또는 독도 지킴이로 불리는 가수 김장훈 씨의 이야기입니다. 일부 네티즌이 자신의 미니홈에 일본대지진과 관련된 부정적 댓글을 달았던 모양입니다. 이에 김 씨는 한일관계에서 독도문제는 가시이며 그 가시를 빨리 뽑고 친구처럼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본사람이 죽은 걸 좋아한다면 그건 틀린 것이고 정확히 말해 나쁜 것이다. 아름다운 어른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합니다. 역시 대인(大人)입니다.

 

셋째, 유명한 J 목사와 추종자들 이야기인데, 마치 小人輩들 같습니다.

 

1) 2011313일 인터넷신문 뉴스미션이 J 목사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일본지진은) 일본국민이 신앙적으로 너무나 하나님을 멀리하고 우상숭배, 무신론, 물질주의로 나간 것에 대한 하나님의 경고라며 이 기회에 주님께 돌아오면 좋겠다.”고 발언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 이를 읽은 진보성향의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는 "정신병자라는 원색적 직격탄을 날렸고, 수많은 네티즌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3) 파장이 커지자 뉴스미션은 14일 자신들이 내용을 너무 압축해 편집했다.”며 사과 보도를 내면서 인터뷰 전문을 공개했습니다만, 최초 보도가 상당히 정확했던 것 같습니다. 압축보도였다고 사과할 정도는 아닌 듯합니다.

 

일본은 다신주의 국가여서 집집마다 섬기는 신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독교의 하나님도 수많은 신들 중의 하나로 생각해서 잘 믿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신론자들도 많다고 합니다. 또 너무 물질주의가 발달돼서 하나님이 들어갈 자리가 없다고 합니다. 이러한 것들에서 벗어나야 복음이 잘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이런 것에서부터 돌이키기를 원하는 하나님의 경고는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일본을 사랑하시는 마음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전화위복이 돼 주님께 돌아오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 일부 옹호하는 네티즌들의 반응입니다. “솔직히 선진국 중에서 하나님 안 믿는 나라가 몇인가. 그마저도 지금 지진해일에 휩쓸리고 있는데 그것이 하나님의 경고이자 벌이다.” 물론 J 목사님 잘못도 있지만 기독교인 입장에서는 그런 생각 할 수도 있다.” “정신병자라는 표현을 굳이 써야 하냐.”는 등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최악의 댓글 하나 소개합니다.

 

진중권 말이면 다인줄 아느냐. 조용기 목사님이 누구인줄 알고. 정말 진중권 한심하다. 목사님을 저렇게 함부로 대적하다니. 아니 목사님을 대적하는 것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인데 진중권이 하나님을 대적하는 모습에 조금은 불쌍하기도 하다.”

 

5) 교회 측은 이번 사태에 대해 지진 피해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하는 취지가 잘못 전달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합니다.

 

 

이러한 진행을 지켜보면서 떠오른 상념은 정신대 할머니들 및 김장훈 씨의 인식과, J 목사 및 옹호 네티즌들(일부 기독교인들) 및 해당 교회의 인식이, 어찌 이리도 다를까?’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고(思考)의 차이가 하늘과 땅 만큼이나 크게 느껴졌습니다. 마치 대인배들의 대범함과 소인배들의 옹졸함처럼 대비되었습니다.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몇 가지 내용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J 목사 아들들의 병역관계였고 다른 하나는 그의 책 소개였습니다.

 

병역문제는 이랬습니다. 3명의 아들 모두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미국국적을 취득함으로써 면제받았답니다. 그런데 복무연령상한선(35)이 지나고 나서 다시 한국국적을 찾아 온갖 특권 다 누리고 있다 합니다(사실 확인이 어렵습니다만, 반박보도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들아, 네가 험한 길을 살았구나.’라는 책(1999년 간)의 소개 내용입니다.

 

먼저, 네이버의 소개입니다. “S교회 당회장이 들려주는 자신의 삶과 종교 이야기. 험난하지만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는 인생을 살면서 느꼈던 진솔한 이야기와 자신이 체험한 가슴 벅찬 감동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담아 네가 어디에 있느냐’ ‘말씀의 확증90여 편의 글을 묶었다.”

 

다음, 서문의 내용입니다. “여기 참으로 험한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는 인생을 살면서 느꼈던 진솔한 이야기, 성령께 사로잡혀 미친 듯이 뛰어 오면서 찾아낸 가슴 벅찬 감동의 이야기들을 털어놓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서 역사하기에 지금까지 나의 삶으로 경험될 수 있었고 나는 그것들을 엮어서 여러분 앞에 내어 놓습니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분들마다 지금 삶의 현장에서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하시고 구원의 은혜와 감격 속에서 성령님과 인격적으로 동행하며 행복이 넘치는 삶을 살게 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네이버 소개는 저자의 서문을 그대로 베낀 것이므로 의미가 없습니다만. J 목사가 직접 쓴 서문의 내용은 앞에서 거론한 몇 가지 현상과 전혀 맞지 않습니다. 그의 말과 삶의 흔적이 너무 부조화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추악한 재정관련 의문점들이 하나님의 은혜요 국방과 납세의 의무를 헌신짝처럼 짓밟은 처신들이 성령님과 동행한 결과였다는 말인지요! 무척 헷갈립니다.

 

개인적으로 J 목사의 신학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나아가 그와 연관된 재정관련 잡음과 아들들의 병역문제 등 제반 의혹들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의구심들은 J 목사 독자적으로 풀어내고 바로잡아야 할 영역입니다. 물론 그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이지만 말입니다.

 

다만, 이미 그의 실제 내면이 행동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달콤한 말에 현혹되어 열렬히 추종하기에 여념 없는 이들의 무감각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언행의 일치는 성경의 진리(23:3절 및 야고보서)이자 세상 사람들의 규범이기도 합니다. 또한 남의 불행을 틈타 고압적 언사를 발하는 것은,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에게 마땅치 않은 태도일 뿐 아니라, 교양인의 자세 역시 아닙니다.

 

성도는, 비록 대인(大人)까지는 못되더라도, 무지한 언행(38:2)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소인배(小人輩)로 전락하는 우를 범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일본 대지진을 바라보는 성도의 관점에 대한 영적인 주의사항은 목사님께서 정확히 짚어주셨기 때문에, 세상적 관점에서의 아쉬움을 생각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