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성시화운동과 무슨(X?)꿈
[단상] 성시화운동과 무슨(X?)꿈
2009년 4월, 거주하고 있는 지방(道)에서 ○○성시화운동본부라는 단체를 만들고는, 아주 대대적인 홍보를 전개했습니다. 서울의 유명 J 모 및 K 모 목사를 초청하여 난리 피웠습니다.
주최측은 성시화운동을, 1972년 김준곤 목사에 의해 춘천에서 시작된, “전 교회(Whole Church)가 전 복음(Whole Gospel)을 전 도시(Whole City)에 전하는 3전운동”이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소위 “기도문”(별지)이라는 것을 인쇄하여 성도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자주 들어서 아주 익숙하기까지 한 두루뭉술한 기도문을 읽으면서 불현 듯 떠오른 상념 3가지를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성시화운동(3전운동)이 과연 실현가능한가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솔직해진다면, 1회성 이벤트라면 모를까, 지속적인 운동이 될 수 없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도대체 어느 교단 어느 교회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다 포기하고 꾸준히 이행할 것인지요.
다음, 기도문 말미에 덧붙여진 “○○성시화를 열망하는 모든 성도님들의 참여를 바랍니다.”라는 ‘권고사항’이 너무나 서글퍼 보였다는 점입니다. 성시화를 열망하는 성도의 수와 참여하는 성도의 수가 얼마 안 될 것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눈감고 아옹’ 하는 격입니다.
또한, 이미 종교개혁 당시 성시화를 이뤘던 역사가 있었음을 망각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존 칼빈은 종교개혁은 진행하면서 인구 1만 3천 명인 제네바시를 소위 ‘성시화하겠다.’는 각오로 대단한 철권통치를 단행합니다. 일부 자료에 의하면, 그의 통치 기간 동안, 화형 32명, 참수형 10명, 교수형 13명, 기타 등 총 58명이 처형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두 세 사람을 화형에 처하는 것이 나중에 수천 명을 지옥불에 떨어트리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라고 강변했다 합니다(티모시 존스, 하루만에 꿰뚫는 기독교 역사, p. 163).
제네바 시민 전체가 기독교인이었으나 이는 결코 성시화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악시화라 해야 맞습니다. 또, 칼빈의 통치가 후대에 전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단절된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결국 칼빈의 성시화 시도는 완전한 실패였으며 따라서 오늘날 성시화운동을 재시도하려는 것은 허망한 몽상인 것입니다.
실현가능성이 희박하고, 참여율이 극히 저조할 것이며, 이미 역사적으로 실패했던 퇴물을, 오늘날 다시 재탕하겠다는 허우적거림을 어찌 보아야할는지요!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특정 지역(道) 주민 전체가 기독교인이 될 수는 결코 없습니다. 권하는 자나 듣는 자 모두가 마음속으로 인정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성시화운동’은 처음부터 ‘허구’에서 출발되고 있는 것입니다.
서글프고 허황된 망상을 ‘X꿈’이라 합니다. 우리의 진지한 신앙을 오도하려는 시도를 보며, 너무나 착잡하여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별지>
○○ 성시화운동 기도문
사랑의 주님,
125년 전 암울했던 이 나라와 민족에게 복음을 허락하시고 저희에게 많은 복을 내려 주셨건만 우리가 범죄하여 지금 모든 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우리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을 거룩하게 하고 나아가 믿음으로 ○○복음화와 민족번영과 세계평화를 일구는 사명자로 세워주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나와 우리 민족이 범죄한 것을 회개하오니 다시 한번 긍휼을 베풀어 용서하여 주시고, 어두워지는 이 세상에 광명한 소망의 빛을 비춰 주시옵소서.
각 사람의 심령을 혼미케 하는 흑암의 권세는 끊어지게 하시고, ○○ 도민 한 사람 한 사람마다 복음을 듣게 하시고 교회마다 부흥되며, 거룩하고 깨끗하고 행복한 ○○이 되게 하소서.
이를 위해 나 자신부터 성화되어 말과 뜻과 행실을 거룩하게 하시고, 성령으로 하나 된 우리가 사랑으로 그 하나 됨을 힘써 지키게 하소서.
성경이 모든 행위의 표준이 되게 하시고 말씀과 기도와 찬송으로 성령 충만 받아 언제나 어디서나 자족하는 삶, 증인된 삶을 살게 하소서.
그리하여 모든 영혼이 구원받고, 이 나라와 민족이 복음화되며 전 세계를 선교하는 성시화운동을 통하여, 예수님의 지상명령이 속히 이루어지게 하시고,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 매일 세 번 이상 이 기도문으로 기도합시다.
◎ 가정 예배 시에는 모든 가족들이 함께 기도합시다.